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냄새가 안 느껴진다면? 후각상실이 파킨슨병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

by moanote 2025. 11. 9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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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냄새를 잘 못 맡게 되었는데,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요?” 이 질문 속에는 단순한 감각 저하뿐 아니라, 파킨슨병(Parkinson’s disease)과 같은 신경계 질환의 신호가 숨어 있을 수 있습니다. 오늘은 후각상실이 파킨슨병의 초기 증상으로 어떻게 나타나는지, 그리고 이를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종합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.

파킨슨병이란?

파킨슨병은 뇌의 흑질(substantia nigra) 부위에서 도파민(dopamine)을 분비하는 신경세포가 서서히 소실되면서 발생하는 퇴행성 신경질환입니다. 주로 손 떨림, 몸의 경직, 느린 움직임(운동완서) 등이 특징적이지만, 사실 이런 운동 증상이 나타나기 훨씬 전부터 비운동성 증상이 먼저 나타납니다.

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후각상실(嗅覺喪失, Anosmia)입니다. 많은 연구에서 파킨슨병 환자의 80% 이상이 진단 전 수년간 냄새를 잘 맡지 못했다고 보고했습니다.

후각상실이 파킨슨병의 초기 신호인 이유

파킨슨병은 단순히 운동기능에만 영향을 주는 병이 아닙니다. 실제로 병의 시작은 뇌간의 하부나 후각망울(olfactory bulb) 등 후각 관련 신경 부위에서부터 시작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.

즉, 도파민 신경세포가 파괴되기 전에 후각을 담당하는 신경 경로가 먼저 손상되면서 냄새 감지 능력이 저하됩니다. 이 때문에 일부 신경과 전문의들은 후각상실을 파킨슨병의 전조증상(Prodromal symptom)으로 간주합니다.

실제 연구에서도 냄새를 인지하는 능력이 떨어진 사람들은 수년 후 파킨슨병으로 진행될 확률이 일반인보다 5배 이상 높다는 결과가 보고되었습니다.

파킨슨병 관련 후각상실의 특징
  • 감기나 비염과 달리 코막힘 없이 냄새를 잘 맡지 못함
  • 냄새가 전혀 느껴지지 않거나, 향의 강도를 구분하지 못함
  • 특정 향(커피, 향수, 음식 등)을 구분하지 못함
  • 수개월~수년간 서서히 진행됨
  • 약물이나 치료에도 회복이 느림

이런 후각 저하는 일상 속 작은 변화로 느껴질 수 있지만, 뇌신경의 이상이 시작되고 있다는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습니다.

파킨슨병의 기타 비운동성 초기 증상

파킨슨병은 후각상실 외에도 다음과 같은 비운동 증상이 먼저 나타날 수 있습니다.

  • 수면장애: 꿈에서 몸을 크게 움직이는 행동수면장애 (RBD)
  • 변비: 장운동 저하로 인한 만성 변비
  • 우울감, 무기력: 신경전달물질 불균형으로 인한 기분 저하
  • 피로감, 집중력 저하

이러한 증상들이 함께 나타난다면 단순한 노화 현상으로 넘기지 말고, 신경과 전문의의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.

진단과 검사 방법

후각상실이 파킨슨병과 관련된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절차를 거칩니다.

  • 후각기능 검사: 표준 냄새 감별 테스트를 통해 후각 저하 정도 확인
  • 신경학적 검사: 운동 능력, 손 떨림, 근육 긴장도 평가
  • DAT-Scan (도파민 수송체 영상검사): 뇌 도파민 신경 세포 손상 정도 확인
  • 자기공명영상(MRI): 뇌 구조 이상 여부 확인

이러한 검사 결과를 종합해 단순 후각장애인지, 파킨슨병 초기 단계인지 감별하게 됩니다.

후각상실 치료와 관리 방법

파킨슨병 관련 후각상실은 근본적인 회복이 쉽지 않지만, 꾸준한 관리로 어느 정도 개선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.

① 후각훈련(Olfactory training)

  • 라벤더, 장미, 레몬, 유칼립투스 등 4가지 향을 하루 2회 맡기
  • 매일 다른 향을 일정 시간 맡으며 신경 회복 자극
  • 최소 3개월 이상 꾸준히 시행 시 후각 개선 효과 보고됨

② 영양관리

  • 신경세포 보호에 도움이 되는 오메가3, 비타민E, 비타민B6, 아연 섭취
  • 가공식품, 알코올, 흡연은 신경 손상 가속화 가능성이 있어 제한

③ 도파민 치료제 병행

파킨슨병 환자의 경우 도파민을 보충하는 약물을 복용하면 운동 증상은 물론 비운동 증상도 완화될 수 있습니다. 단, 약물은 반드시 신경과 전문의의 처방하에 사용해야 합니다.

일상생활 속 주의사항
  • 가스 누출, 음식 부패 등을 감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가스 감지기 설치 필수
  • 음식의 신선도를 시각적으로 확인
  • 향기 대신 촉감, 색감, 소리로 감각 대체
  • 규칙적인 수면, 운동, 식사로 뇌 건강 유지
Q&A로 보는 파킨슨 후각상실

Q. 후각상실이 있다고 모두 파킨슨병인가요?
A. 아닙니다. 감기, 비염, 코로나 후유증 등 다양한 원인이 있습니다. 하지만 코막힘 없이 장기간 지속되는 후각저하라면 신경학적 원인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습니다.

Q. 후각이 회복되면 파킨슨병 위험이 줄어드나요?
A. 후각훈련으로 신경 가소성을 높이면 뇌 기능 유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. 하지만 이미 진행 중인 신경세포 손상 자체를 되돌리긴 어렵습니다.

Q.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?
A. 완벽한 예방은 어렵지만, 규칙적인 운동, 지중해식 식단, 두뇌 자극 활동(독서, 악기연습 등)이 뇌신경 보호에 도움이 됩니다.

마무리: 후각이 보내는 조용한 경고

냄새를 잃는다는 것은 단순한 불편함이 아니라, 뇌가 보내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. 파킨슨병은 조기에 발견할수록 진행을 늦출 수 있습니다. 최근 냄새 감지 능력이 현저히 떨어졌다면, “그냥 비염이겠지” 하고 넘기지 말고 전문의 상담을 받아보세요. 후각은 우리의 뇌 건강을 비추는 조용한 경고등입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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